본문 바로가기

검정고시*입시

이제서야 청춘

 

이제서야 청춘

이 * 옥(77)

(2025년도 제2회 중졸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)

 

 

가장을 여읜 빈농의 3대는 종일 열심히 일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궁색한 살림이었습니다. 그나마 다행인 건 비록 사친회비를 못내 집으로 쫓겨 가면서도 국민학교 졸업은 할 수 있었던 겁니다.

곯은 배로 등짐도 져 나르고 잔심부름도 하며 새우잠으로 근근이 버티며 어떻게든 벌이를 하려는데 최종학력을 중졸로 써야만 했던 게 내내 맘에 걸려 나름 배우려고 해 봤으나 길이 보이지 않다가 뒤늦게 운명적으로 수도학원을 찾게 되었습니다.

묵은 머리로 걱정 앞세우며 들어간 교실에서는 선생님들은 물론, 동창들도 할아버지뻘인 내게 세상을 달리 보게 해 줬습니다.

절친 지호(15)는 핸드폰 사용법을 가르쳐 주고, 난생 처음 선생님들과의 문자팅은 얼마나 신기했던지 매일이 즐겁고 감사함의 연속이었습니다.

 

다들 열공하는 모습들이 어여쁘고 뿌듯하고, 아는 문제며 모르는 문제들을 공유하며 돕는 일상이 딴 세상같이 느껴졌습니다.

서로 배려하는 분위기에 배움이 가속도가 붙어 대견하고 뿌듯한 계절을 견뎌 이젠 중학과정을 마치고 고등학교 과정의 새내기가 되었습니다.

또 다시 시작입니다. 지인들은 치매를 걱정하는데 저는 그간 품어온 배움에의 목마름을 한껏 푸는 보람된 시간들로 푸르게 살으렵니다.

‘’이 인 옥, 너 쫌 멋지다?”